랄프로렌을 먹고 마셔라 - 경험경제가 새로운 부활을 이끈다.

2019년 파리 패션 위크에는 랄프로렌의 옥스포드 셔츠와 녹색 넥타이를 맨 바리스타가 커피를 만들어주는 랄프로렌 커피 숍 ‘Ralph’s’ cafe가 오픈했습니다. 
심지어 랄프로렌은 이 카페에서 패션쇼를 열었습니다. 
모델들은 마치 카페의 주인처럼 우아하게 2층 계단을 걸어내려와서 테이블 사이사이를 걸어다니며 캣워크를 했는데요, 중간중간에 서있는 서버들과 커피를 마시고 디저트를 먹으며 패션쇼를 보는 모습이 편안하고도 색달라 보였습니다. 


2019 Paris Fashion week _Ralph Lauren  [출처] habituallychic

‘Ralph’s’는 파리 생 제르맹 매장에서 패션위크 기간에만 이벤트성으로 오픈한 팝업 커피숍입니다. 
랄프로렌 Ralph Lauren은 오래전부터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변화해왔습니다. 
랄프로렌은 넥타이 판매에서 시작하여 여성복, 향수, 침구, 운동복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가며 패션을 단순한 의상이 아닌 라이프스타일로 구분하여 고객이 소비가 아니라 경험하게 하는 마케팅의 선구자였는데 2011년부터는 레스토랑 ’The Polo Bar’와 커피숍 ‘Ralph’s’ 매장을 전세계에 오픈하며 식음료 사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랄프로렌의 커피샵은 뉴욕과 파리, 런던의 명품거리와 같이 상징적인 곳에 위치하여 있어 입는 랄프로렌에서 먹고 마시는 랄프로렌이라는 컨셉까지 확장하여 진정한 라이프 스타일을 아우르는 아우라를 보여줍니다. 

이 한번이 파리 패션위크를 위해 커피와 차, 핫초코 등이 특별 제작되었고, 레스토랑 폴로바는 구글 평점 4.5점을 받을 정도로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고 예약을 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았습니다. 



랄프로렌은 글로벌로 자신들의 철학을 경험하게 하고 있습니다. 

자메이카 몬테고베이에 위치한 '라운드 힐 호텔 앤 빌라스'는 언뜻봐도 랄프로렌이 디자인한 것을 알수 있을 만큼 하얀 침구와 벽을 배경으로 짙은 블루의 침구와 창밖의 옅은 푸른색 바다가 어우러져, 심플하고 세련됨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화이트와 블루만으로 이런 인테리어를 만들수 있다니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가 포인트를 준 짙은 블루 베개를 베고 누우면 그가 한 말이 귀에 들릴 같습니다. 
'언제나 내 자신이 되는 것, 그것이 나의 목표입니다'



자기 자신의 시간을 즐기라고 속삭이는 랄프로렌처럼 다양한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호텔들이 세계 도처에서 새로운 경험의 신세계를 보여줍니다. 
호텔 미쏘니(Missoni) 쿠웨이트, 아르마니 호텔 밀라노, 팔라조 베르사체 오스트레일리아, 메종 모스키노 (Moschino) 같은 디자이너 브랜드들은 저마다의 철학들을 호텔에 구현하여 경험하면서 디자이너의 철학을 직접 느끼게 합니다. 
전세계를 돌아다니는 자신들의 고객처럼 그들도 전세계에 있는 셈입니다. 
쇼핑할 수 있는 순간만이 아니라 생활자체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벗이 있어 먼곳에서 오니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有朋自遠方來不亦樂乎)

이 한자구는 하지만 곰곰히 씹어보면 아주 큰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가장 주목해서 보는 단어는 바로 경험과 관련있는 '원(遠)' 입니다. 
정말 친한 벗인데 먼 곳에서 진귀한 것들을 보고 경험한 돌아온 친구라니, 밤이 새도록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해줄까요. 
접시는 돌리면깨진다지만 사람은 밖으로 돌리는 경우가 훨씬 더 훌륭한 결과를 가져옵니다. 
17~19세기의 유럽 자제들은 각 국의 세련된 교양과 예법을 익히고 안목을 키우기 위해 그랜드 투어라는 이름으로 유럽을 여행했습니다. 
3년 이상 이어지는 이 여행은 유럽제국들의 전쟁과 외교까지 현장에서 배우는 일정의 '유학'의 역할까지 했습니다. 
유럽 변방의 나라들의 귀족들은 프랑스나 이탈리아같은 중심국가를 그랜드투어하면서 자국을 진흥시키는 그랜드 플랜을 자연스럽게 떠올렸습니다. 
이처럼 먼곳에서 진기한 것들을 경험하고 온 소비자는 비즈니스의 측면에서는 결코 기뻐할 수만은 없는 만만치 않는 고객입니다. 
매년 큰 폭 성장을 하는 패션 브랜드 경영진에게 지금 가장 큰 라이벌이 누구냐는 질문이 던졌습니다.
답은 다른 패션 브랜드가 아니었습니다. 
뜻밖에도 '여행'이었습니다. 여행을 자주 가니까 안목의 수준이 몰라보게 성장한다는 것입니다. 
겨울을 보지못한 아이들의 꿈에는 눈이 나오지 않습니다.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보게 되면 생각의 범위가 확대됩니다. 
생각의 범위만이 아니라 안목의 범위도 확대됩니다. 연휴만 되면 100만명 이상이 해외로 나갑니다. 
외국에서 온갖 신기하고 진기한 것들을 보고 SNS로 공유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멀리서 좋은 것 보고 온 고객들은 예전의 고객들이 아닙니다. 
실제 호텔 예약사이트 호텔스컴바인이 발표한 ‘호텔가격지수'에 따르면 세계적인 여행 붐이 전세계 호텔 1일 숙박비를 밀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에어 비앤비 등 강력한 경쟁자가 늘고 있음에도 호텔 숙박비는 2004년 이래로 15년 만에 가장 높은 가격을 찍었고 평균 숙박 요금은 세계 50개 여행지 중 33곳에서 상승했습니다. 
중국 가정의 40%는 자녀를 동반해 연 6회 이상 여행합니다. 여행의 경험이 축적되고 안목은 대를 이어 발전합니다.


경험 경제는 거대한 조류입니다. 
이는 경제의 진화 단계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미 20년전 조 파인(Joe Pine)이라는 학자가 예측한 개념입니다. 
그는 제품경제(Product economy)를 서비스경제(Service economy)가 대체하고 서비스경제를 대체하는 것이 경험경제(Experience economy)라고 예언했고 그것이 실제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인류는 처음에는 제품을 만들고 그것을 사는 제품경제 시대에 살았습니다. 
그때는 제품간의 차이가 심했죠. 하지만 기술이 발전하면서 제품의 차별점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공장을 나온 노동자들이 서비스 산업으로 대거 유입되었습니다. 
그때 등장한 것이 서비스 경제입니다. 서비스로 차별화를 만들어 낸 것입니다. 이제 서비스로도 차별화를 만들어내기 힘듭니다. 
이제 소비자는 잘 만든 제품, 잘 해주는 서비스는 기본으로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무엇을 느끼느냐 하는 경험입니다. 

경험을 목적은 그저 시간을 잘 보내게 하자는 것에 있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버블쇼를 하는 것을 가장 인상적으로 떠올리지만 체험 마케팅의 대가,러시(Lush)의 목적은 따로 있습니다. 
마케팅의 초점은 그들의 6가지 핵심 가치(Values)를 경험하게 하는데 모아져 있습니다. 
러시의 홈페이지에는 이 6개의 핵심가치가 녹아 있습니다. 
동물 실험 반대, 신선함, 윤리적 소비, 식물성, 핸드메이드, 네이키드 패키징이 그것입니다. 
이 브랜드는 제품의 체험이 아니라 제품을 만드는 기본 가치의 경험을 통한 일체화가 훨씬 더 자발적이며 열성적이고 지속적이며 강하다는 것을 잘알고 있습니다. 
러시의 고객들은 러시의 제품을 사고 브랜드의 사진을 공유하면서 친환경을 함께 실천한다는 만족감을 나눕니다. 


lush core value


경험을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관점은 호텔의 사용행태까지 바꿉니다. 
Criton사에서 한 조사에 따르면 호텔 숙박객들이 호텔 객실에 비치된 전자기기보다 오히려 모바일 어플에 오히려 더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스마트폰이나 아이패드 같은 기기는 개인이 이미 소유하고 있는 제품을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호텔에 비치된 기기를 잘 쓰지 않죠. 
오히려 소프트웨어를 통한 편리한 경험을 고객은 더 원하는 셈입니다.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그들의 가치라고 생각하는 호텔들은 가급적 친절한 직원들과 접촉하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고객들에게는 숙박 전부터 이미 호텔에 대한 경험이 시작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온라인으로 호텔을 알아보고 예약을 하고 방을 둘러보면서 이미 마음은 들뜹니다. 
그리고 여행 이후까지 모든 프로세스에서 모바일 앱을 통해 정보를 얻으면서 설레는 경험이 매끄럽게 흘러가기를 원합니다. 
체크인에 시간을 쓰지 않고, 자신의 누적포인트가 얼마인지 쉽게 알고 싶어 합니다. 
이제 특급 호텔을 중심으로 온라인을 통한 고객 경험을 전략적으로 끌어올리는 곳들이 늘고 있습니다. 

아예 대기 시간없이 체크인을 한다던가 어플을 통해 객실 문을 열 수 있는 디지털 도어키를 제공한다던가 하는 다양한 방법으로 고객경험을 상당히 향상시키는 방법이 시도중에 있습니다. 



포시즌스 호텔은 WhatsApp의 포시즌스챗으로 고객과 커뮤니케이션하며 1년 만에 350만건 이상의 메세지를 주고 받고 있습니다. 
포시즌스챗은 자동적으로 답변을 하는 챗봇과 다르게 실제 사람이 직접 커뮤니케이션 합니다. 
평균 응답시간은 90초라고 하니 신속하게 예약과 예약 변경, 룸서비스 등을 메신저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호텔 어플리케이션은 유사 업종인 에어비앤비 같은 숙박공유 업체나 항공사에 비해 정기적으로 사용하는 비중이 낮았습니다. 


미래의 소비자들은 소유라는 가치보다, 경험을 한 '순간'이나 만족의 '기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철학에 실존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내가 경험하는 것은 실제로 존재(실존)하는데, 내가 경험하지 않은 것은 존재하는 것일까요. 
그것이 사실인지 허구인지 모르기에 내가 경험하지 못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극단적으로 말한 이가 영국의 철학자 버클리입니다. 
그렇다면 세상은 내가 경험한 것과 경험 못했지만 존재하는 것 두가지로 나뉠 수 있겠죠 
어쩌면 사람들은 내가 알지 못하는 어떤 존재를 알기위해 끊임없이 경험을 추구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luxurydaily] https://www.luxurydaily.com/ralph-laurens-coffee-concept-pops-up-in-paris/

[MK] https://www.mk.co.kr/news/economy/view/2017/03/143514/

[biz chosun]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5/10/01/201510010360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