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남자(Grooming)가 사랑받는다

홍민수씨는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평소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에 자신만의 독특한 스트레스 해소법을 몇가지 가지고 있다. 한남동 바버샵 헤아에 가는 것도 그 중의 하나다.

“평소에도 직원들, 사람들 눈치보는데 미용실 가서까지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게 좀 싫었어요. 솔직히 눈치주는 사람이 없어도 눈치보게 되거든요.아무래도 여자들이 대다수니까” 그는 바버샵의 어떤 점이 좋을까? “남자 천국이잖아요. 바도 있고, 당구장도 있고, 비즈니스 센터도 있고, 뭤보다 눈치보지 않고 편하게 머리깎고 할 수 있다는게 좋아요. 편하니까 스트레스도 안 받구요”

그는 비오는 날에는 헤아에 있는 바에서 혼술 한잔도 하고 머리도 자른다. 수염일 깎여나갈때의 그 기분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고 말한다. “남자들은 예전에 아련한 이발소의 추억이 있어요. 그런데 요즘 바버샵은 그 느낌이 좀 나면서도 세련되고 서비스가 좋으니까 그때보다 더 좋죠”

민수씨는 최근 문을 연 글로벌 바버샵 체인 트루핏앤힐의 국내 1호점에도 가볼 생각이다.


< 그루밍 트랜드 Brief >

'남성 그루밍 시장 전세계 24조원, 한국 1조 4천억 예상 (유로모니터)'

'남성전용바버샵 런던 5만개 Vs. 서울 30개'

'유럽에는 이발사의 존경받는 직업중의 하나며, 일본은 2년제 전문학사 이상만이 이발사를 할 수 있음'

 “바버샵은 단순히 머리를 깎는 곳만이 아닙니다남자들이 즐겁게 자신만의  문화를 누릴 수 있는 문화공간이자쇼핑공간도 됩니다.”


■남성그루밍(Grooming for Men)시장, 젠틀맨이 원하는 뷰티(beauty)를 만들다

212년의 전통과 정통성으로 이어지는 고객들의 구애

영국 런던에는 212년간 여성 손님은 한번도 받지 않은 남성만을 위한 작은 전통이발소 트루핏앤 힐이 있다. 이 이발소에는 유독 런던 귀족과 전문직들 그리고 세계 부호들의 꾸준한 방문이 이어진다. 1805년 설립된 기네스 공인 세계 최초 바버샵인 이곳은 찰스 왕세자, 윌리엄 왕세손 등 영국 로열 패밀리는 물론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루퍼트 머독 등이 주요 손님이다. 스티브 잡스, 윈스턴 처칠 총리,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 소설가 찰스 디킨스도 자주 찾았다고 한다. 영국왕족뿐만 아니라 중동국가의 남성 왕족 이발을 진행하는데 전세계 VIP들이 방문도 하지만 때로는 마스터바버가 고위층의 이발을 위해 초청을 받아 중국, 러시아 등 해당국가에 가기도 한다.



특별한 사람들에게 전하는 특별한 공간과 제품

이렇게 전세계에서 찾아오는 고객들을 수백년간 지속해 온 트루핏앤 힐은 서비스만이 특화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이 바버샵이 만들어낸 서비스는 노하우가 담겨있는 제품으로 이어져 오늘날에도 세대를 이어 제품이 소개되며 고객의 자손들까지도 찾는 곳이 되었다. 19세기 초만 하더라도 위생 기술이 부족해서 바버숍에서 알코올로 두피를 소독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역한 알코올 냄새를 상쾌하게 바꾸기 위해 꽃향기 등을 첨가하기 시작한 것이 오늘날 화장품 라인으로 발전했다.

실제로 트루핏앤드힐의 매출 중 60%를 자체 화장품 판매가 차지한다. 셰이빙크림·향수·샴푸 등 87종의 화장품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면도 직전 오일(pre- shave oil, 국내 시판가 5만9000원)’이 가장 인기가 있다. 트루핏앤 힐을 찾아온 한 고객은 런던에 출장을 왔다가 자신의 아버지의 화장품 마크를 기억하고 트루핏앤힐을 우연히 방문하게 되었다고 한다. 타이타닉호에서 발견된 트루핏앤힐의 왁스는 아직까지 매장에 보관되어 트루핏앤 힐의 역사를 느끼게 해주고 있다. 사람들이 이곳에서 만나게 된 역사의 한 장면은 과연 이곳을 어떻게 느끼게 해 줄지 상상이 갈 것이다.




특별한 제품과 서비스는 스토리가 있는 장소에서

그렇다면 이 바버샵이 위치한 장소는 어떤 곳일까? 이 곳은 19세기에 형성된 영국 런던의 신사용품 전문거리인 저민 스트리트(Jermyn Street)에 위치하고 있다. 이 저민 스트리트는 영국 신사는 이곳에서 완성된다고 알려진 거리이다. 한때 여성들의 출입이 제한되며 남성 사교모임이 생겨나게 된 남성들만의 공간으로 지금으로부터 약 150년 전 시작되었던 사교모임 중 일부는 이 거리를 중심으로 아직까지 이어져오고 있다고 한다. 사교모임을 위한 최고급 남성 의류와 잡화매장이 남겨있는 거리는 윈도우 쇼핑을 하고 제품을 구매하는 전세계 남성들로 붐빈다. 남자들이 주 고객인 이 거리는 뷰티를 위해 쇼핑을 즐기는 남성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하이엔드 제품일수록 특별한 서비스와 제품이 그 제품을 소화할 수 있는 장소를 만나는 것이 중요한데 트루핏앤 힐은 그 환경적 요소를 구비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추산되고 있는 그루밍(grooming·여성의 ‘뷰티’에 해당하는 용어로 화장·미용 등 자신의 외모에 투자하는 남자들의 꾸밈을 지칭함) 시장은 연 6~7%대 성장세를 보인다. 지난해 그루밍 시장은 글로벌 기준으로 약 25조원(통계사이트 스태티스타 추산), 한국 기준 약 1조3400억원(유로모니터 추산) 규모로 알려져 있다. 이것이 2020년까지 각각 31조원과 1조6000억원 규모로 늘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그 중에서도 영국풍의 프리미엄 바버숍은 최근 2~3년 사이 유행처럼 생겨나고 있다. 국내에 있는 바버숍은 30여 곳에 이르며 한남동, 청담동, 홍대입구, 판교 등에서 프리미엄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런던에는 약 5만개의 바버샵이 존재한다.



이는 기존 여성들의 공간으로 알려졌던 미용실과 다른 남성만의 공간이다. 남성들이 자신을 가꾸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에 대한 니즈가 생겨난 것이다. 소위 ‘이발소’의 프리미엄 버전인 ‘바버샵’은 이제 남성들을 위한 휴식과 사교의 장소로 각광받게 될 전망이다. 이는 비단 한국과 영국뿐만이 아니라 전세계적인 하이엔드 트렌드로 파악할 수 있다. 남성들을 위한 그루밍 시장이 활짝 열리며 그 모델을 잡아가고 있다. 2013년 온라인 유통업체 에센추얼 닷컴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영국에서 여자친구의 화장품을 애용하는 ‘그루밍족’이 늘어나면서 여성 1인당 화장품 구입비가 연간 230파운드(약 40만원)이 추가된다고 보도되었다. 당시보다 수년이 흐른 지금은 더욱 많은 액수가 남성을 위한 뷰티제품 구매에 쓰일 전망이다.

이러한 흐름은 비단 영국과 한국뿐만이 아니다. 브라질 등 남미시장에서도 남성들을 위한 전문 프리미엄 바버샵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그루밍 소비자층을 겨냥한 신개념의 남성 전용 미용실이 최근들어 브라질 대도시 지역에서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는데, 이 미용실은 머리나 수염을 다듬는 것 외에도 맥주나 칵테일을 마시면서 당구를 치는 등 다목적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을 지니고 있다. 남성 전용 미용실에서는 고유 브랜드를 부착한 애프터 쉐이빙 로션부터 샴푸나 헤어젤, 수염 전용 빗, 면도키 등 주요 미용제품 및 각종 액서사리들을 개발해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이는 고객이 열광하는 서비스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고객이 브랜드를 계속 찾게 하는 모티브를 제품을 통해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자동차’나 ‘ 맥주’ 등 남성들이 선호하는 테마를 반영해 마케팅을 진행하고, 헤어용품과 수제맥주를 묶어 만든 키트상품을 개발하는데 이는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유로 모니터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브라질의 남성용 화장품, 개인위생용품 등 남성 미용 제품 매출은 약50억 달러로 전년 대비 7.1% 성장했다고 한다. 현재 브라질 남성 미용제품 시장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로 2019년에는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시장으로 부상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여유있는 중산층 소비자이기 때문에 저렴한 제품보다는 제품의 질을 기본으로 해서 소비가 소비자에게 줄 수 있는 다양한 만족이 고려된다.

여성들을 위한 미용공간이 전문화되고 포화되었다면, 이제는 남성들을 위한 미용공간이 좀 더 다양화되며 전문화되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이제 뷰티는 여성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남자들도 함께 동참하며 남성들만의 뷰티를 좀 더 적극적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트렌드를 보이고 있다.

영국의 젠틀맨들을 위한 서비스에서부터 시작해 전세계 VIP들이 찾아오는 프리미엄 바버셥 서비스의 표본이 되고 있는 트루핏앤 힐을 필두로 하는 남성프리미엄 바버샵 및 그루밍 시장의 확산은 올 하반기 내 가속화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