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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의 디지털 전략, 모순적이거나 매력적이거나

샤넬이 2018년 108년 역사상 처음으로 연례 보고서를 발표하여 관심을 끌었습니다.

샤넬은 명품 중에서도 하이엔드급의 대명사입니다. 하지만 구찌, 버버리, 디올 등 하이엔드 브랜드들이 미들앤드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덩치를 키우자 샤넬이 인수합병대상이라는 풍문이 돌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런 배경이 샤넬이 실적보고서를 발표하게 된 주요배경 중의 하나라고 합니다. 현재 전 세계 럭셔리 기업들은 대부분 그룹화하고 있습니다. LVMH 그룹, 에스티로더, 리치몬드, 케링 등이 모두 하나의 지주회사 아래 여러 브랜드가 생산, 물류, 유통 등의 공통인프라를 공유하며 급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단일 브랜드로 버티고 있는 샤넬이 대단하다고 보이지만 시장에서는 샤넬이 다른 브랜드처럼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면 더 성장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듯합니다.  샤넬이 이런 풍문에까지 휩쓸리게 된 건, 밀레니얼이 주요고객층으로 등장하면서부터입니다. 빠르고 트랜디한 밀레니얼들의 성향에 맞추어 명품의 출시 주기와 반응 속도가 더 빨라지고, 브랜드들이 점점 더 대형화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이들의 성장세는 무섭습니다. 그들의 영토에 점점 더 다양한 연령과 국적의 사람들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명품과 프리미엄화를 원하는 글로벌한 소비심리가 더 광범위한 경쟁의 팽이에 채찍질을 가하고 있습니다.

유행을 쫒기보다 선도했던 변하지 않는 클래식의 상징 샤넬의 변화는 작은 곳에서부터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뷰티 업계에서 한 때 CC크림 붐이 일어났을 때 일입니다. 한국에서는 파운데이션의 갑갑함을 벗어던지고 기초제품 성분이 혼합된 파운데이션인 BB크림이 대유행을 했습니다. 완전무결하지만 화장이 진해 보이지 않는 쌩얼 메이크업이 한국을 뒤덮었을 때 BB크림보다 더 자연스러운 기초화장제품이 대두되었습니다. 이는 바로 CC크림이었고 자신의 혈색을 살려 얼굴을 환하게 해주는 제품이었습니다. 다양한 화장품 브랜드에서 CC크림을 출시했었죠. 그러던 중 샤넬에서 CC크림을 발매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아주 놀라웠습니다. 샤넬은 유행을 따르기보다 자신들만의 독보적 브랜드 이미지를 위해 클래식 스타일을 고수하는 브랜드로 유명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대중에게 한 발짝 나아가는 샤넬의 조심스럽지만 변화가 기대되는 행보입니다.

명품 브랜드의 실적은 해가 갈수록 상승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있음에도 명품 시장은 10% 이상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상위 100대 럭셔리 기업 중 30여 개 이상이 10% 이상의 성장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위 LVMH가 33조 원 (27,9백만 달러)를 비롯해 샤넬까지 총 6개의 기업이 10조 원을 넘기고 있으며 갈수록 진출 국가와 구매 연령의 폭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루이비통은 마케팅 비용의 절반을 디지털 마케팅에 할당한다고 밝히면서 밀레니얼에 대한 공략을 더욱 강화할 것을 밝힐 정도죠.

명품은 이제 더는 특권층을 위해 존재하지 않습니다. 배타적이며 은밀한 취향의 특성은 포용적이며 개방적인 특성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사실 샤넬은 아직 온라인으로 제품을 팔지는 않지만, 샤넬의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전략은 탁월한 것으로 소문나 있습니다. 샤넬이 108년 만에 그들의 실적을 공개한 것도 이제 무언가가 크게 변했다는 신호가 아닐까 합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변했다는 걸까요?


샤넬은 신중하지만 무겁게 변화에 대응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잘 움직이지 않지만 한번 움직이면 확실히 합니다.예를 들어 프린트 광고의 경우 샤넬은 끝까지 상업광고를 하지 않겠다고 거부했지만 일단 하기 시작하자 놀라울 정도로 멋진 작품급의 사진 광고를 해서 사람들의 입을 쩍 벌리게 만들었습니다. 얼마전에 작고한 샤넬 불세출의 디자이너, 칼 라커펠트가 죽기전까지 셔터를 눌렀다는 말도 바로 이런 맥락에서 나옵니다. 또한 영상매체의 중요성이 커지자 영화 같은 광고를 만들어 화제를 모았습니다. 영화 물랑루즈의 버즈 루어만이 연출하고 니콜 키드먼이 출연하는 3분짜리 광고는 영화를 방불케하는 영상미로 격찬을 받았죠. 


그 샤넬이 베일을 벗고 나왔다는 것, 그리고 사업의 중심을 온라인으로 이전 시키고 있다는 것 옮기고 있다는 것, 그것이 샤넬의 온라인 전략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매력적이지만 모순적인 것, 그것이 샤넬 디지털 전략의 묘한 매력입니다. 

샤넬이 유튜브에 올린 inside 샤넬 시리즈를 보면 이들이 지향하는 디지털 마케팅을 느낄 수 있죠. 샤넬은 자신들의 철학을 전달하고 공유하는 것에 초점을 둡니다. 샤넬의 디지털 리더십의 영향력도 상당합니다. 신제품 향수  L' Eau의 홍보캠페인은 한 달 만에 100만 명이 참가했습니다. 이는 샤넬의 라이프 스타일에 공감하는 진성 팬들로 숫자를 넘어서는 의미를 가집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QJvm7xkyg80&list=PLEE61EDB90F0AA88F

출처 :  유투브 Chanel 'inside chanel' 


샤넬은 키이라 나이틀리의 '코코 마드무아젤 (Coco Mademoiselle)' 지절 번천의 'i want', 등에서 보듯 동영상을 예술적 경지로 승화시킵니다. 이는 이전에 80년대 럭셔리 브랜드들이 대중 광고를 받아들일 때 광고 사진을 예술의 경지까지 끌어올려 차별화했던 행보와 비슷합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샤넬은 온라인 전략을 편지 단 1년 만에 SNS 전 분야에서 평균 50% 이상의 성장을 보였습니다.

 대중의 시류에 거리를 두는 것 같지만 대세라고 판단되면 호랑이처럼 무겁게, 표범처럼 독하게 움직이는 샤넬의 하이엔드 전략에서 우리가 배울 점을 요약하자면 4가지가 있습니다.


 < 샤넬에게서 배우는 4가지 디지털 하이엔드 전략 >


1. 자신만의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유지할 것


소셜 미디어가 고객의 모든 욕구에 영합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스마트한 소비자들은 오히려 자신들의 철학을 알리고 이를 고집스럽게 지켜가는 브랜드를 응원합니다. 샤넬이 펼치는 온라인 SNS 채널 전략을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샤넬의 뮤즈들은 대부분 코코샤넬의 아이덴터티를 대변합니다.초대 샤넬의 뮤즈로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활동했던 이네즈 드 라 프레상주(Ines de la Fressange)는 프랑스인으로 언뜻 보면 키이나 라이틀리를 연상시키는 외모로 샤넬이 추구한 프랑스의 지적인 아름다움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마치 샤넬의 환생인 것처럼 느껴졌죠. 이후 클라우디아 쉬퍼, 스텔라 테넌트 등이 바톤을 이어받으면서 계속적으로 샤넬의 아이덴터티를 강화해 나갑니다. 


초대뮤즈, 이네즈 드 라 프레상주 (출처 :  위키피디아)


2. 커뮤니케이션의 수준을 격상시킬 것


샤넬은 사진이나 동영상 등 소셜미디어에 노출될 수 있는 소위 멀티 오브제들을 극도로 정제하여 내보냅니다. 한마디로 아름답고 판타지가 느껴지는 콘텐츠를 발신한다는 전략입니다. 이 때문에 폭발력이 느릴지 모르지만 갈수록 팬덤이 강하게 뭉치는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샤넬의 유투브 팔로워는 144만명을 넘으며 세련된 동영상은 시간이 갈수록 힘을 발하고 있습니다. 

또한 샤넬은 음원 서비스 '멜론(melon)과 제휴하여 브랜드 DJ를 제공한 바도 있습니다. 샤넬의 패션쇼의 사운드트랙, 샤넬과 관계있는 셀럽뮤지션들을 만날 수 있는 'DJ플레이리스트',   팟캐스트인 '샤넬 3.55 팟캐스트', 브랜드 뒷이야기와 컬렉션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브랜드 매거진'등을 선보였습니다. 이를 통해 밀레니얼들은 친숙한 스마트폰앱을 통해 한층 더 샤넬을 귀옆에서처럼 가깝게 느끼는 계기가 되었겠죠. 


3. 정제된 셀럽들과 파트너를 맺을 것


샤넬은 자신들의 스타일과 가치에 부합하는 콘텐츠를 신뢰할 수 있는 셀럽들을 선별하여 함께 진행합니다. 따라서 이 셀럽들이 활동을 하면 할수록 샤넬의 명성도 따라서 견고해집니다.


시대의 변화를 무겁게 읽고 반영하는 샤넬의 셀럽 초이스 전략 역시 화제를 몰고 오는데요, 칼 라커펠트는 미국에 흑인 대통령이 등장하는 등 백인중심의 문화가 변하는 것이 대세임을 읽고 2014년 부터 준비한 카드가 바로 퍼렐 윌리엄스입니다.'happy' 로 유명한 뮤지션 이자 사업자인 '퍼렐'은 2019년 샤넬 역사 최초로 협업한 흑인 남성 뮤지션으로 백인색채가 강한 샤넬이 주도한 변화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4. 최적화된 동영상 전략


이미지 텍스트 기반 콘텐츠보다 동영상 콘텐츠가 소셜미디어에서 참여를 끌어내는데 훨씬 더 유용합니다. 샤넬은 다양한 크로스 플랫폼에서 작동할 수 있는 동영상 중심 전략을 펼칩니다.중요한 것은 동영상인지 아닌지가 아니라 자신들의 철학을 전하는데 어떤 것이 가장 효과적이냐는 것입니다. 샤넬의 역사를 설명하는 inside chanel은 유투브에 애니메이션 형태로 게시합니다. 화장품을 위한 chanel make up look의 경우 활용팁을 알려주는 짧은 동영상 클립 형태입니다. 


언뜻보면 온라인 디지털 전략에 소극적으로 보이지만 샤넬은 자신의 철학이라는 깃발을 든 콘텐츠 해병대를 자신들이 갈 디지털 영토 - 유투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 에 이미 성공적으로 상륙시킨 상태입니다. 샤넬이 디지털상에서 어떻게 자신들의 영토를 성공적으로 구축할지 미래가 자못 궁금해집니다.


by  베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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