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를 경계하라 - 장폴고티에의 향수, '플뢰르 뒤 말'

 영화 <제5원소>에서 밀라 요보비치가 입었던 밴디지 룩을 기억하는가? 테이프 같은 끈으로 가릴 부위만 살짝 가린, 옷이라고 하기도, 하지 않기도 애매했던 ‘옷 아닌 옷’은 디자이 너 장 폴 고티에Jean Paul Gaultier의 작품이다. 


밀라요보비치 인스타그램

                 < 밀라 요보비치 인스타그램 > 



항상 남다르게 승부를 거는 것으로 유명했던 장 폴 고티에는 2007년 새로운 남성 향수 ‘플뢰르 뒤 말’을 내놓으면서 또 한번 이슈 의 중심에 섰다. 보들레르의 시 「악의 꽃Les Fleurs du Mal」을 살짝 변형해서 지은 이름 ‘플뢰르 뒤 말 (Fleur du Male, 남성의 꽃)’부터 특이하다. 하지만 그의 콘셉트는 무엇보다 창조적 파괴의 전형이다. 플뢰르 뒤 말의 용기는 근육질의 남자를 연상케 한다. 

   

※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내용과 직접연관 없음


그런데 막상 향기를 맡아보면 좀 헷갈린다. 보통 남자 향수와 전혀 다른 향이기 때문이다. 향수 용기를 보지 않고 향만 접하면, 여자 향수라고 착각할 정도다. 

경계를 경계하는 파괴적 취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 유명한 마돈나의 코르셋 의상, 속옷과 겉옷의 경계를 파괴한 이 의상 역시 고티에의 손에서 탄생했다. 그는 이런 굽히지 않는 악동적 성향으로, 자신이 아니면 파괴할 수 없는 경계를 넘어 최고의 디자이너로 발돋움했다.

경계를 경계하고 이를 훌쩍 넘어서는 것에서 창조가 시작된다.